한국 조선시대 민속공예와 목칠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두 기법 모두 전통적인 기법이지만, 기술적인 측면과 사용 용도에 따라 분류됩니다. 먼저 목칠은 주 재료가 나무이며, 표면에 유화나 유로를 칠하여 목재 표면을 윤기 있고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기법입니다. 주로 그릇이나 가구에 사용됩니다. 반대로 민속 공예는 다양한 재료로 실용적인 가치와 미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종이, 천, 도자기 등의 재료를 사용하며 한국인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목칠과 민속공예 작품을 몇 가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자개장
자개장은 화려한 자개를 이용하여 패턴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하는데, 자개에 빛의 반사되며 은은한 빛은 안방에 두면 아낙네들의 마음이 밝아지고 자랑스럽게 여겨졌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입니다.
조선의 나전칠기, 그중에서 자개장의 장식 쇠붙이들은 거의 모두 백통장식으로 되어있다. 백통색이 맑고 탁한 것이 자개장의 품위를 높이고 낮추는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장롱의 백통장식이나 자물쇠붙이들의 디자인은 공예품으로서 매우 세련되었으며, 기능으로 보나 미적 감각으로 보나 근대시대의 간소함과 아름다운 비례가 뛰어납니다.
방형과 구형의 배열 속에 중앙에 자리한 자물쇠는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보통 자개장은 흑칠과 홍칠 자개장이 있는데, 쓰임이 다르며 전통이나 역사 또한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나전칠기의 역사를 보면 고려시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경우에 따라 당나라 때 나전칠기로 보아 신라시대에도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현존하는 기록이나 실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려시대 고려도경이라는 책에 "고려의 나전칠기 솜씨는 매우 세밀하고 훌륭하여 귀하게 여길만 하다"라는 내용이 있음으로 미루어 보아 송나라 사신들의 눈에도 놀랄만한 솜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을 뒷받침하는 고려의 자개장이나 자개함은 일본의 국립박물관이나 미국의 보스턴미술관, 독일 쾰른 동양박물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양박물관 등 안타깝게도 외국에만 남겨져 있습니다.
2. 나전칠기 송죽무의 빗접
나전 송죽무늬 빗접은 반짇고리로 사용하거나 여성들의 머리 손질 도구를 보관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화려한 듯 소박해 보이는 무늬는 조선시대 한국 민속 공예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아름다움은 결코 호화스럽거나 기교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 조선시대 공예가들의 안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송죽 무늬 나전칠기의 경우 언뜻 별거 아닌 듯 보이나 대나무 가지인 듯 소나무 가지인듯 서로 엇갈려 멋스러움들 표출하고 있으며, 위아래, 좌우 공간에 낙엽인 듯 구름인 듯 장식되어 있고, 새 한쌍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그들의 시선에서 그려진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3. 나전소반 무늬
옛날 큰 부잣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나전칠기 소반입니다. 이러한 소반은 괴목반, 피나무반, 행자반 같은 좋은 소반을 오래 쓰면 길이 잘 들어 나뭇결이 운치 있어 보이기도 하고, 소박하면서 알뜰한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원래 소반은 생 칠이나 식물성 기름을 먹여 길들이지만 왕실이나 부잣집에서는 흑칠이나 홍칠을 하고 나전 무늬를 장식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류사회에서는 나전소반 무늬는 권위를 상징하거나 상서로운 뜻을 지닌 무늬들을 새겨 넣게 되며 봉황이나 용, 모란꽃 등을 넣어 호화스럽거나 번잡스럽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나전 소반에는 물고기 3마리가 여유롭게 굼실거리는 모습이 마치 잉어처럼 보여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물고기 장식은 높은 벼슬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잉어는 남자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니 조선시대 부귀다남을 비는 한국의 옛 어른들의 소원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4. 조선시대의 비녀
조선시대 아낙네들의 헤어스타일이 독특했듯 머리단장에 필요한 비녀의 양식도 특색 있는 발달을 보였습니다. 이 시기 비녀, 반지, 노리개 등과 함께 가장 값진 패물로 삼아왔습니다. 서민사회 일지라도 혼수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더 세련되고
색채가 곱고 치수도 컸습니다. 계절 따라 비취, 백옥, 금, 은, 산호 등의 재료를 사용했으며, 비녀를 보면 집안이나 그 사람의 교양을 알 수 있었습니다.
쪽을 지는 조선시대 부인들의 머리형태에 맞추어 비녀는 한국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다양한 재료와 더불어 다양한 형태로 봉잠, 매화잠, 국화잠, 석류잠, 오두잠 등이 있었으며, 조선시대 장신구 중에서 가장 순정적이고 알뜰한 공예입니다.
값진 비녀일수록 며느리나 딸에게 전해 주었고, 그것이 예법이 되기도 했습니다.
5. 노리개
노리개는 여인들의 상의에 단추 종류를 비롯한 금은보옥의 패물을 장식하는 관습은 고려시대에도 유행했었고, 이러한 패물 종류들이 고려의 무덤에서도 종종 발견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하면 노리개의 근원은 조선시대보다 더 먼 옛날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귀족이건 서민이건 기녀이건 숙녀이건 자랑스럽게 노리개를 가슴에 달고 다소곳이 기품을 나누었습니다. 제각기 가슴에 달린 노리개는 하나의 예장 구실을 했지만 노리개들의 격조나 취미를 살펴보면 그 여인의 교양이나 인품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한 것 같아도 한국 노리개는 재료, 크기, 방식에 따라 다양한 모양새를 가졌습니다. 삼작노리개로 격식을 차린 조선시대 노리개 양식은 세 가지의 노리개를 하나로 모아 만든 노리개라는 뜻입니다. 재료에 따라 금, 은, 옥삼작이 되며, 크기에 따라 대, 중, 소삼작으로 노리개의 주제에 따라 불수삼작, 동자삼작 등으로 나뉘며, 그 밑에 비단끈 과 비단술은 몇 가지 단색으로 사용됩니다. 이 비단끈 또한 꼬아 매는 매듭에 따라 도래매듭, 납짝이매듭, 나비매듭 등으로 나뉘며, 술에도 딸기술, 낙지 발술, 방울술, 등으로 나뉘게 됩니다.
이러한 표현에는 전통의 깊이가 남다르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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